배우의 몸을 다스리기 위한 환경은 어떻게 꾸밀것인가?

배우 수련장 꾸미기

수련장을 성스러운 공간으로 꾸미라는 말은 극장 무대라는 공간을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답과 같다. 나는 무대를 성스러운 공간으로 본다. 그것은 창조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창조의 공간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는가? 무대 공간 이전의 장소인 수련장은 엄마 뱃속과 같은 완전하며 성스러운 공간이어야 한다. 세상에서 입고 있던 옷을 입고 세상을 밟고 다니던 신발을 신고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그렇다고 옷과 신발을 벗고 벌거벗은 상태로 들어올 수 있는 곳도 아니다. 이 공간만을 위한 새로운 옷을 입고 새로운 신발을 신고 들어와야하는 곳이다. 가능하면 육군사관학교의 내무반이나 스님들의 선방과 유사한 분위기를 가진 공간으로 꾸미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 갖춰야할 조건들이 있는데, 성스러운 연극을 만드는 공간이므로 깨끗하게 정돈된 마루가 깔려 있고 바깥과 적당하게 떨어져 있어야하고, 자연 빛이 비스듬히 들어와야 한다. 그리고 배우는 세상을 비추는 존재인 만큼 스스로의 몸을 비춰볼 수 있도록 한 쪽벽에 커다란 거울이 있어야 한다. 또한 육체를 다루므로 3면의 벽에는 바가 있어야한다. 완전한 명상을 해야하므로 마루 위에 깔 수 있는 방석 등이 없는 의자가 필요하다. 여기서 의자는 보통 의자가 아니고 벽에 붙박인 형태로 등 없는 툇마루를 연상시키는 그런 의자가 좋을 것이다.

그리고 방음 및 흡음이 균형을 이뤄야한다. 보통 수련장을 보면 방음만 고려하여 반향장치들이 갖추어있지 않아 소리가 투사되지 않고 건조하다. 그리스의 극장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방의 위치는 지하실이나 높은 층보다는 2~3층쯤 걸어서 올라간 곳에 있는 것이 좋다. 결국 수련장은 불필요한 소리를 흡수하면서 소리가 투사될 수 잇는 공간이어야 한다. 한 쪽이 흡음되면 한쪽은 항아리같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배우는 자기 소리를 객관적으로 들을 수가 없다. 성스러운 수련장은 이렇게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 들어가면 누구나 성스러운 배우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좋은 기운으로 충만한 영상

배우 예술은 자신의 몸과 소리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연기를 하는 일이다. 따라서 배우는 무대, 카메라, 스크린 등 어던 매체에서도 그런 연기를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수련을 위한 환경을 준비하듯이 배우는 나라는 매체를 가지고 어떤 요구에도 응할 수 있게 준비되어야 한다. 마치 잘 조율된 피아노가 있어야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듯이 배우는 악보가 입력된 몸과 마음의 준비 상태를 가져야한다. 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완전한 명상의 상태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 배우는 작품에 임하기 전 완벽한 명상의 세계에 들어가야 한다.

일본의 노 배우들은 훈련을 할 때 분장실에서부터 아주 엄숙하게 자신을 관리한다. 즉, 안정된 상태와 몸, 마음이 준비된 상태를 만들어 놓는다. 인도의 카타칼리는 강렬한 정서, 충동에 의한 노래와 무용으로 이루어진 연극인 만큼 배우들의 명상의 깊이가 무한하다. 그러면 이 명상을 위해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완전한 명상 단계는 종교인들이 묵상에 들거나 선방에서 묵언참선을 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다만 우리의 명상은 그 집중 대상이 숨쉬기라는 점이 다르다. 숨은 곧 생명의 상징으로서 우리는 숨쉬기에 집중함으로써 명상에 들 수 있다.

생명운동 숨쉬기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은 숨을 쉬는 것이고, 숨을 쉰다는 것은 곧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만일 숨이 멈추면 그 순간은 죽은 것이된다. 호흡은 숨쉬기이며 숨을 쉬는 것은 에너지이고 그것은 곧 존재를 뜻한다. 모든 존재는 움직이는 것이고 움직이는 것은 생명인데 그 근원은 곧 호흡이라는 말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은 생명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생명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호흡한다는 것이다.

숨은 몸전체로 호흡하는 것이다. 한 그루의 커다란 나무가 있다고 하자, 나무 역시호흡을 하는데 그렇다면 나무는 어디로 숨을 쉬는걸까? 나무는 나무자체가 호흡통이다. 이 역시 우리몸 자체가 호흡 덩어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흡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뭇가지 하나를 꺾으면 그 나뭇가지는 다음날 시들어버린다. 호흡의영양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생명은 호흡의 자체이며 인간은 몸통 자체로 호흡한다. 내 몸은 호흡 덩어리이며 모든 움직임은 호흡의 작용에 뒤따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