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소리

우리 몸은 태어날 때부터 유년기에 이르기까지는 긴장없이 잘 조율되어 있다. 어린 아이를 보면 머리와 몸통 팔다리 모두 고무밴드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고 소리 또한 자유롭게 낸다. 갓난아이가 배고파서 울면 들에 나가있는 엄마가 그 울음소리를 듣고 집으로 뛰어가 젖을 먹일 정도로 아이의 소리는 멀리 뻗어나갈 수 있다. 이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관을 포함해 몸의 어떤 부분도 긴장되어 있지 않고 자연 그대로 자유스러운 신체 상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성장하면서 풍습, 인습, 교육 등에 영향을 받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이 노쇠해지면서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경직 상태에 빠지게 된다. 즉 성인이 되면서 우리 몸은 특정 부분에 긴장이 쌓이고 그 상태가 굳어져 어린아이와 같이 몸을 유연하게 움직이거나 자유럽고 우렁차게 뻗어나갈 수 없게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배우수련에 있어서 몸 훈련은긴장을 이완시켜 축적된 긴장감을 풀어주는 것을 말하고, 소리 훈련은 어릴 때의 소리를 되찾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지속적으로 우리 몸에 축적된 긴장을 제거하여 원래의 자유로운 상태로 되돌려 놓는 일을 말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배우수련은 단순 체조나 근육 이완 운동의 차원을 넘어서 몸과 마음의 움직임이 의미를 갖도록 부호화시키는 훈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배우가 몸의 균형을 잡고 서 있다. 앉아 있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라고 할때 이것은 배우가 자신의 근육을 움직여서 하나의 부호로서 관객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신체의 부호화는 단순히 근육의 수축 및 이완을 넘어서 배욱 ㅏ자신의 신체를 의미하여 몸의 세포들을 이해하고 그것을 저장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몸 풀기 및 다듬기

우리는 일상의 사소한 일을 할때 움직임이나 소리를 내는 일에 호흡이 작용한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작은 움직임이라도 특별한 움직임이라면 그 움직임에 따른 특별한 호흡이 작용한다는 것을 곧 알게된다. 예를들어 좀 무거운 책상을 옮길 때나 개천을 건너뛸때 호흡을 연상해보자. 움직임과 호흡은 늘 연결되어 있지만 어떤 움직임에든 특별한 호흡이 따른다. 또한 소리를 내는일도 몸의 어느 부분을 작동시키는 일을 기본적으로 호흡과 연결된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몸을 움직이고 소리를 내는 일에는 반드시 호흡이 뒷받침된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그렇다면 배우가 몸을 잘 다스려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의 몸은 의식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한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무대에서의 배우의 움직임은 일상에서의 움직임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항상 모든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몸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배우의 육체는 조율이 잘되어 있는 훌륭한 피아노와 같아서 건반을 두드리면 정확히 제 음을 낼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배우는 자기 몸에 축적되었던 긴장 상태를 찾아 그것을 제거함으로 원래의 자유스러운 상태를 만드는 훈련을 해야한다.

그래야만 대본에서 요구하는 인물의 형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본이 요구하는 것은 일상생활의 범위를 뛰어넘는 형태 및 양식으로 만든 아름다움을 요구한다. 대본이 우리의 삶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급한 영혼의 모양을 꾸미거나 잘 장식된 언어의 모양을 만들어 줄것을 요구할 때 이에 응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선 자세와 몸 풀기

배우의 몸풀기와 같은 기초단계는 국민보건체조나 요가, 필라테스의 기초동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기초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훈련이든지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여 바른자세를 이해하고 만들 수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배우의 바른 자세란 단적으로 무대에서 바르게서고 바르게 걷는 것을 말한다. 물론 그것은 몸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안정된 모습이어야한다. 먼저 배우가 바로 설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바른 자세의 3분의 1은 된 것이다. 그 다음 바로 걸을 수 있으면 바른 자세는 완성된다. 그만큼 바로서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도 어렵다. 그래서 흔히 서툰배우에게 발이 붙지 않았다라든가 걸을 줄 모른다는 말을 하곤한다. 배우는 서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모습이 될 수 있어야하는데 바른 자세는 이와 같은 두 발이 무대 위에 안정되게 서 있고 완전하게 균현ㅇ 잡힌 상태를 말한다.

여러분은 로렌스 올리비에가 햄릿을 연기할 때 그의 몸을 완전히 균형 잡히가 안정되어 내면으로부터 율동감이 나온다는 것을 느꼇을 것이다. 여러분 시대의 우상인 가수 마이클잭슨 역시 무대에 서 있기만해도 아름다웠던 대표적인 예이다.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은 극 ㅏ무대에 나와 서 있기만해도 터질 듯 환성을 지른다. 그가 특유의 발걸음으로 걷거나 기가막힌 동작으로 빠르게 움직일 때 말할 것도 없다. 춤까지 추면 기절하는 사람이 나온다. 우린나라의 가수 비도 균형잡힌 아름다운 몸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가 무대에서 서서 셔츠를 들어올리기만해도 관객은 아우성 및 박수로 환호하는데, 그것은 몸의 중심이ㅡ로부터 바깥까지 균형을 잃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배우가 서 있을 때 안정감과 균형감이 없다면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